응 아니야

결론 : 원인은 오른쪽 [램 슬롯의 접촉불량?]이었다. '접점부활제'를 슬롯에 뿌리고 약품이 날아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꽂으니 해결됐다. 접점부활제의 이름은 bw-100 만원정도면 구매가능

 

내 본체는 책상 왼쪽 다리 안쪽에 놓여있다.

 

자리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왼쪽으로 몸을 돌려야 하는데.. 꼭 수 일에 한 번은 무릎으로 본체 앞면을 쳤다. (다른 곳엔 놓을 자리가 마땅찮다) 언젠가는 별일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이렇게 충격이 가해 지거나 그냥 잡고 흔들어보면 팬은 열심히 돌아가지면 화면은 멎어버리는 일이 생겼다. 또 오늘은 멎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블루스크린을 뿜으며 디스크랑 함께 뻗어버렸다. 다행히 알아서 복구하고 부팅은 됨. 멈추는 현상은 지속.

 

그래서 원인을 저장장치로 생각했다. 세 개나 있으니까. 뚜껑을 열어젖히고 ssd(윈도우 부팅 등), ssd2(게임 등 동작이 빨라야 하는 것), 외장하드(나머지)등을 꽂았다 뺐다 해보고 그래픽카드도 아예 뽑아놓고 멈추는 원인을 찾아가다가 램까지 뽑게 됐다.

 

어어? 램 슬롯이 두 개인데 오른쪽에 꽂으면 부팅이 안 된다. 정확히는 전원이 들어가면 팬이 몇 초간 돌다가 다시 휙 꺼지고 재부팅이 된다. 무한 반복.

 

왼쪽 오른쪽 하나씩 꽂아보고 램을 하나만 꽂아보기도 해 보니, 확실히 오른쪽 슬롯에만 문제가 있다. 다행히 집에 '접점부활제'가 있었다. 언젠가 엑박패드의 엄지컨트롤러 접점을 살려보겠다고 개지랄을 떨었던 때 사놓았던 물건이란다. 램과 슬롯의 접촉불량으로 확신하고 슬롯에 뿌려보기로 했다.

 

이 접점부활제는 작지만 개미, 바퀴벌레를 잡는 약처럼 생겼는데.. 효과는 확실해 보였다.

 

시험삼아 뿌려보니 냄새가 고약했다. 공장에서 맡았던 crc나 구리스, 아마추어나 요크 세정제와는 또 다른 화학약품 냄새였다. (환기 필수) 액화상태인 부활제가 뿌리면 금방 날아가버리는 것은 똑같았지만 어쨌거나 달랐다. 역시 우리 몸에는 위험하니 사용 후 부활제가 묻은 신체부위는 반드시 완전히 씻어내라고도 쓰여있었다.

 

창문을 열고 램슬롯 오른쪽에만 뿌렸다...가 생각을 바꿔 왼쪽에도 뿌려줬다. 뿌렸다가 되려 둘 다 먹통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지만 이미 저질렀으니 시원하게 뿌려줬다. 접점의 부활을 꿈꾸며.

 

빨리, 잘 말랐다. 본체 뚜껑으로 부채질도 해줬다. 이제 연결만 남아있었다. 오른쪽 슬롯에 램 장착. 미리 선은 다 뽑아뒀으니 전원선만 꽂고 파워 온!

 

아무런 반응이 없다.

 

시발 ㅋㅋ 한 번에 될리가 없지 갲같은 거. 절연성이 좋다더니 파워로 들어오는 전기까지 막아버린 것인가????????????

 

아니면 물먹고 좆됐나? 아니 그럴리가 없지 왼쪽에 옮기면 됨 ㅅㄱ

 

뽑아서 왼쪽에 꽂고 온! 잘 된다.

 

다시 오른쪽으로 옮겨서 온! 잘 된다.

 

둘다 꽂고 온! 잘 된다.

 

흔들고 무릎으로 쳐도? 오케이.

 

해결.

 

접점부활제 당신을 믿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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